추석을 맞아 고향에 갔습니다. 형이랑 둘이서 냇가로 나가 봤습니다만, 물고기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물고기가 많건 적건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납니다. 제가 놀던 모습이 저 아이들 같았을 겁니다.
칠개월짜리 인생 김구도 먼길을 나섰는데, 별일없이 씩씩하게 일정을 소화해냈습니다.
산과 산 사이에 마을이 있습니다. 저 먼발치에 마을을 두고 아버지는 산 속에 계십니다.
덩그런 무덤 하나. 이것이 아버지의 흔적입니다.
형을 쏙 빼닮은 둘째 아들과 할아머지 산소 옆에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강릉김공활경지묘, 아버지가 직접 써서 남긴 글씨체입니다. 저는 할아버지를 생전에 뵙지 못했습니다만, 이 묘비명 하나로 당신을 기억합니다.
어린 막내아들 손을 잡고 이 무덤을 찾아서 벌초하고 절을 하시더니 갑자기 눈물을 흘리시던 아버지의 모습... 완고한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나다니... 어린 저로서는 충격이었습니다.
할아버지 산소에서 내려다 보이는 저 먼 발치에 아버지 스스로 마련하신 당신의 무덤자리가 보입니다.
저 아래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곳. 그리고 저 편 아래로 당신의 무덤자리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할아버지 산소가 있습니다. 마을과 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정체에 따라 무덤자리를 정하신 아버지. 당신의 배치는 절묘하기 그지 없으십니다.
다시 마을로 내려와 큰누님 댁 현관앞에서 몇컷 사진을 찍었습니다. 내년에 또 이렇게 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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