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를 넘어서 : 박영균

critic & column | 2006/08/06 19:52



의무를 넘어서
박영균 : 의무를 넘어서, 문화일보갤러리, 2006.8.8-8.21

기록이 예술일 수 있는가. ‘기록이 어떻게 예술적 언어를 전취해내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동반하지 않고서도 우리는 그동안 접해온 수많은 다큐멘터리 사진과 동영상들은 통해서 개인과 사회, 인간과 자연과 세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어왔다. 박영균은 이미 회화작업 속에서 관찰과 기록을 관철시켜왔다. 한 젊은이가 노래방에서 솔아 푸르른 솔아를 부르는 장면을 포착한 회화 <86학번 김대리>로 잘 알려진 화가 박영균이 묵직한 동영상 카메라를 든 것도 삶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라는 면에서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영상편집과 인쇄물 확대 프린트 작업 등으로 디지털 기반의 매체들을 다뤄온 그가 본격적인 동영상 촬영과 편집 작업을 통해 ‘미디어아티스트’로 거듭났다. 하여 그는 회화작가와 영상작가라는 구분이 얼마나 부질없는 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미디어아트가 매체 자체의 특성만으로 예술적 해방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매체결정론적인 편견에 균열을 내고 있다.



박영균의 이번 작업은 공동체 실험의 과정에 대한 충실한 리포팅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는 자신의 세대정체성을 삶과 작업 속에 녹여내는 작가이자 생활인이다. 그는 두 아이를 기르는 동안 공동육아에서 시작해 대안학교 실험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젊은 날 꿈꿔왔던 현실변혁의 이데올로기가 한 순간 막을 내린 이후에 삶 속에서 실질적인 대안을 찾아냈다. 생활 속에 뿌리내린 생태, 평화, 환경 공동체 운동을 통해서 그는 자신의 삶과 주변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자세를 유지해왔다. 무엇보다도 국가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적 인간형을 재생산해애는 공교육시스템에 대한 대안적인 교육을 실천한 것은 예술적 실험 이상의 커다란 결단이었다.


박영균은 자신의 아이가 다니고 있는 대안학교 <산 어린이학교>의 구성원인 26가구가 치열한 경쟁사회의 교육체계를 거부하고 대안학교를 선택한 배경과 교육철학, 도시생활에서 꿈꾸는 교육공동체에 대한 생각 등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인터뷰, 학술자문, 그래픽과 도표 등을 제시하는 데에까지 이른다. 그의 작업은 대안학교의 더 큰 틀인 대안가족의 형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대안가족의 모습은 대안사회나 대안국가의 형태를 암묵적으로 웅변한다. 영상설치작업인 <교육은>은 TV의 공중파 방송의 교육관련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반복하는 ‘교육’이라는 단어만 복사해서 10개의 모니터에서 반복재생하게 하는 영상설치작업이다. 그의 작업은 갤러리 전시로 끝나지 않는다. 50분짜리 다큐멘터리영상 <의무교육을 넘어>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전국의 대안교육공동체에 배급되어 공동체 교육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료로 쓰인다. 체험에 대한 감상적 ‘표현’을 넘어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보고’해주는 방식, 나아가 상황에 대해 예술적으로 ‘개입’하는 새로운 공공미술의 어법을 통해서 박영균은 새로운 예술가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 주간동아 기고문


2006/08/06 19:52 2006/08/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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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피디 2006/08/06 19:58

    화요일날 문화일보갤러리에서 전시오픈 합니다. 다섯시정도에 갤러리로 오시죠. 특히 지루박 성님... 육아에 관심 많으시니 꼭 왕림하셔서 은총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2. 김피디 2006/08/06 23:01

    구마담이 이 글을 퍼올렸다고 소개한 블로그 주소를 소개합니다. 참고로 이 전시는 경기문화재단의 <GRAF 2006 : 열개의 이웃>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쪽 블로그 주소는 이렇습니다. 한번 들어가 보시죠.
    http://cafe.naver.com/publicart10.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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