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조각회의 '일기 다시 읽기'를 다시 읽다

critic & column | 2006/09/07 04:04






소조각회의 '일기 다시 읽기'를 실물로 만났다. 얼마전 사진이미지로 접했던 그들의 작품들이 모란갤러리의 두 전시장에 실물로 펼쳐졌다. 조각은 평면이미지들과는 또 달라서 이미지를 넘어선 일종의 실재처럼 읽히기도 한다. 평면과 입체의 차이 같은 것... 아래는 주간동아의 전시기사 게재용으로 정리한 글이다.





예술은 기록이면서 동시에 기록 그 이상이다

소조각회 19회 회원전 : 일기 다시 읽기, 2006.9.6-9.12, 모란갤러리

아주 가끔씩 옛날 일기를 다시 읽으면서 깊은 생각에 빠진 적이 있을 것이다. 과거의 기억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가 하면, 과거를 현재의 모습으로까지 전이시키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삶의 총체성을 갈구하기도 한다. 예술가들의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생각을 우선하는 감각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에게 있어서 감각의 차이란 절대적인 존재근거이다. 그것은 거역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는 이 감각의 차이를 예술적 스타일의 문제를 통해서 확인하곤 한다. 소조각회 작가들의 ‘일기 다시 읽기’는 갖가지 스타일로 가득 차 있다.



절반이 넘는 작가들이 선택한 방법은 인체를 다루는 일이다. 인간의 형상을 빌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는 작업들이다. 이러한 작업들의 경우 특히 스타일의 문제가 감각의 차이를 주도한다. 인체 표현 작업들을 몇 가지로 묶어서 잃어보자면, 심플한 인체 표현과 일러스트 풍의 인체 표현, 사실적인 묘사를 강조하는 경우와 격정적인 감성표현에 무게를 두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두 번째 부류는 인체를 다루지 않은 경우이다. 일부 작가들은 인체를 다루되 특정 부분만을 결합하여 다른 구조체를 만들거나 사물이미지와 결합하기도 한다. 세 번째 부류는 개념적 오브제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작업 경향들이다. 이 경우 레디메이드 설치와 더불어 오브제와 조형작업을 병행한 경우로 드러나기도 한다.



삶의 길이만큼 켜켜이 쌓인 일기들은 삶의 좌표를 점검하게 한다. 과거의 기억이란 그렇게 저 멀리 아득하게 멀어져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바짝 붙어있다. 그것은 과거이면서도 현실을 규정하는 강력한 실재, 리얼리티이다. 우리는 그 리얼리티를 발견하는 순간 삶을 되짚어보고, 과거를 생각함으로써 다시 미래를 생각한다. 과거의 기억을 집약하고 있는 일기의 실체는 종이 위에 남겨진 문자언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자언어 기반의 일기를 시각언어로 재해석해보는 일. 그것은 자신의 과거를 집약하고 있는 일기를 다시 읽고 그 가운데서 특정한 내러티브를 발견하고 그것을 이미지로 전환해보는 작업이며, 자신에게 있어서 일기라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점에 대한 시각언어의 기록이다. 따라서 이들의 작업 ‘일기 다시 읽기’는 일기에 대한 일기, 즉 메타 일기이다. 예술은 기록이면서 동시에 기록 그 이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김준기(미술비평)
* 주간동아 기고문



2006/09/07 04:04 2006/09/0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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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art :: 소조각회의 \'일기 다시 읽기\'를 다시 읽다 - 김준기 

    어제 전시장을 찾으신 김쌤! 열심히 작품을 관찰(^^)하시고 사진을 찍으시더니 후기를 올려 주셨네요. 감사~ 합니다. 감동 먹었습니다. 20주년도 우리와 함께 해 주실거..

  1. 김피디 2006/09/07 05:02

    도판과 캡션은 웹하드에 있습니다.
    artincity /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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