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 이야기 : 전과 박

lense & world | 2005/09/29 22:39


소여된 금생을 통해 이것저것 욕심껏 무언가 해보겠다고 꼼지락거릴 나에게 있어 지식인의 삶과 지식노동자 혹은 임금노동자의 삶을 뒤섞어야만 하는 큐레이터라는 직업은 생을 관통하는 자기실현의 장이 될 수 있는가. 어제와 오늘 두 남자를 만났다. 어제 만난 남자는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의 전승보형이고, 오늘 만난 남자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박천남형이다.


마로니에미술관에서 아르코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꾼 그곳 전시장에서 최진욱전과 홍경택전을 보고 난 후, 전큐와 함께 대학병원 옆 부대찌게 집에서 저녁을 먹고나서 그의 방에서 커피 한 잔 놓고 길게 방담하였다. 삶은 누구에게나 가혹하리만치 엄중한 비평의 대상이었다. 그의 방을 나오면서 한 장 박았다.


청계천공사 마무리를 기념하는 전시, '비저블 오어 인비저블'을 보러 갔다가 2층에서 전시준비하고 있던 박큐와 연락이 되어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에 플라잉시티 작업 앞에서 한 장 박았다. 구내식당에 가서 라면 한그릇씩과 김밥 한줄을 때렸다. 그는 극심한 치통으로 라면 외에는 씹는 게 가능치가 않은 상태였다.

40대 초중반의 이들 두 남자.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 두 남자들에게 궂이 묻지 않았다. 묻지 않았으나 그들은 말했다. 세상의 허술함과 냉혹함에 대하여, 운명의 우연성과 불가역성에 대하여, 그리고 우리 인생의 덧없음과 따뜻함에 대하여...
2005/09/29 22:39 2005/09/2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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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루박 2005/10/06 12:38

    전선생님, 오랫만입니다. 여전히 밝고 건강하시군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더 큰 발전 있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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