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택과 전준호에 관한 단상
critic & column | 2008/12/26 17:19
노순택과 전준호에 관한 단상
모 기관으로부터 두 작가에 대한 짧은 논평을 요청 받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몇자 썼다. 이 둘은 공통점과 차별점이 매우 뚜렷한 작가들이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한국 작가들 가운데 노순택과 전준호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각별하다. 포스트 리얼리즘 세대에 속하는 일들은 정치적 이슈를 다루면서도 그 속에 구조 속 개인의 섬세한 체험을 담아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전자는 한국사회의 구석구석으로 파고드는 반면, 후자는 전지구로 날아다닌다. 이 둘의 작품 방향은 비슷하면서도 극단을 달린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세월이 좀 더 흘러 이 두 작가가 어디로 갈지를 관심가지고 지켜볼 생각이다.
학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매거진의 사진 기자 경력을 가지고 있는 노순택은 이슈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작가로서의 근본을 가진 작가이다. 그러나 그의 사진이 충실한 다큐멘터리이면서 동시에 풍부한 해석을 낳는 예술 작품으로 성립하는 것은 자신의 작업을 로포르타쥬 수준에 머물게 하지 않고 새로운 인식과 감성을 발견하게 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예술가 상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이며, 사회적 이슈와 개인적 감성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뛰어난 작업들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이후 영국에 유학하면서 영상과 설치 작업으로 지평을 넓혀온 전준호는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하면서 매체 장악력이 뛰어난 작가로 자리잡았다. 자칫 거대담론의 황량한 서사구조에 빠지기 위한 이러한 주제들을 작가 자신의 내면과 일상 체험 등과 연동시킴으로써 메시지의 호소력을 더한다는 것도 이 작가의 장점이다. 전지구적인 차원의 거대권력에 관한 비판적인 시각을 다양한 매체로 소화하면서, 국가, 제국, 자본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국내에서의 활동 기반이 탄탄할뿐더러 국제적으로도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