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서사 뮤지움토크 1 녹취록 : 강홍구, 김세진 + 성완경, 김계중
작가 : 강홍구, 김세진
초청패널 : 미술평론가 성완경, 서울실험영화페스티벌 프로그래머 김계중
2005.1.15( 토) 오후3시, 사비나미술관
*********************************************************
김준기 : 안녕하세요. 시각서사 뮤지엄 토크의 사회자 김준기입니다. 뮤지엄 토크는 일단 작가 두 분의 프레젠테이션을 간단하게 듣고, 이번 전시와 관련하여 두 분 작품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미술과 영화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패널 분들과 이번 전시를 관람하신 관람객여러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먼저 강홍구 선생님부터 먼저 시작해주세요.
강홍구 : 예, 강홍구입니다. 제가 했던 것은 주로 꽤 오래된 작품이에요. 그러니까 대체로 96년에 한 게 굉장히 많고요. 실제사진과 결합을 시켰거나 혹은 다른 사진과 결합시켜서 작업을 하고요. 이 경우에는 ‘저수지의 개들’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과 다음, 주차장사진은 제가 찍었던 것을 짬뽕으로 만들었어요. 그때도 그랬습니다마는 지금 봐도 포토샵으로 적당히 조작한 티가 나죠. 저렇게 똑같은 패턴이 연속되어 있는 것하며 그리고 저 얼굴만 본인입니다. 다음, 역시 비슷한 거죠. 이것도 실제 사진과 붙인 건데 저 뒤에 배경은 인천 월미도입니다. 월미도를 갔었는데 저 앞쪽에 있던 ‘조국의 미래 청년의 책임’이라는 저게 너무 황당무계하고 (웃음) 그것 참 웃긴다고 생각해서 표현해 본 것입니다. 다음, 이것 역시 저수지의 개들의 장면을 복사해놓은 것이고 전부다 제 얼굴이고 똑같은 겁니다. 다음도 마찬가지로, 저수지의 개들 첫 장면이고 옐로, 화이트, 퍼플 이런 친구들이 쭉 나오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저건 제 얼굴을 일부러 다른 사람들 얼굴에 모두 합성해 본 것입니다. 뭐 다 똑같은 사람들이다 그런 의미도 있었고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것이 들어있었죠. 이제 보니까 스미스 요원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만.(웃음) 이것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파리의 미국인이었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저 얼굴은 저 아주 젊었을 때 얼굴입니다. 이제 보니까 리마리오 약간 비슷해 보이기도 하네요.(웃음) 다음, 이것은 브로컨 애로우의 한 장면이네요. 저것은 존 트라볼타입니다. 참고로 존 트라볼타하고 저하고 아마 나이가 같아요. 그리고 이것은 독립영화 인디 다큐의 한 장면이었고 원래는 티비라는 전시를 누군가 기획해서 있었었는데 오래전 일이었습니다만. 그때 냈던 작품이죠. 그러니까 철거촌 배경으로 도망가는 장면이었고 그렇게 해서 이건 도망자라고해서 시리즈로 몇 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뒤의 것은 역시 장선우 감독의 영화 ‘꽃잎’의 한 장면입니다. 나중에 알아봤더니 저 영화 스틸사진은 오현경씨가 찍었더라고요. 그리고 이것은 잡지에서 카피한 사진입니다. 저 뒤에 그 때가 91년도에 일어났던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한 것입니다. 다음, 이것은 어느 잡지에서 따온 공동묘지 사진이었습니다. 실제로 다 남의 사진, 영화부터 시작해서 가져와서 그걸 모아 놨던 거죠. 다음, 이것은 어느 자동차광고사진이었습니다. 아마 에어백을 강조하려고 했던 광고사진이었습니다. 다음, 이건 역시 아까 봤던 꽃잎이고요, 그리고 저 앞에 달리는 인물은 영화 ‘북극선 으로 진로를 돌려라‘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입니다. 다음 꺼요. 이것은 영화장면 비슷해 보이는 시리즈였습니다. 행복한 우리 집이라는 시리즈 작품입니다. 뒤에 나와 있는 것은 광고사진이고 앞에 불난 것은 역시 짜깁기해서 만든 것으로, 아마 전쟁장면에서 따와서 연기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다음, 이건 역시 의류광고사진의 일부와 돈뭉치와 기타 등등 다 결합시켜놓은 것이었습니다. 역시 행복한 우리 집 연작이었습니다. 이 장면도 역시 외국 인테리어 잡지와 그 다음에 어떤 폭력적 영화를 결합시켜 놓은 것입니다. 저쪽에는 지금 딸내미를 손으로 이렇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입니다. 다음, 이 작품 역시 두개의 광고사진을 결합입니다. 저 뒤에 있는 침대는 침대 광고 사진이었고요. 앞에 있는 발은 향수 광고 사진입니다. 원래는 발을 저렇게 들고 남자한테 키스하는 장면이었습니다만, 물론 쓰이는 곳은 달랐죠. 다음, 역시 이것은 잡지에서 따온 사진입니다. 욕실장면이고 저 뒤의 박쥐는 아마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따온 것 같아요. 다음, 이것은 영화와 관계없이 하나 만든 것입니다. 저 뒤의 개집은 제가 그냥 찍은 거고 저 뒤의 자화상도 제가 그냥 찍은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 두개의 영화가 짬뽕되었었던 것 같네요. 저 뒤에 배경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그리고 앞 쪽 장면은 ’총잡이‘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영화는 굉장히 재미없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은 두 장면을 결합시켰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제목이 뭐였더라... 불길한 예감이었던가,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던가 그렇습니다. 다음, 이것은 레옹이었습니다. 저 뒤에 배경은 신촌입니다. 이대앞이고요, 인물들은 보시는 바와 같이 레옹과 마틸다입니다.
김준기 : ‘레옹’인물이 작가본인으로 바뀌신 건 아닌가요?
강홍구 : 아니요. 작가본인은 아닙니다. 원래 레옹이고요. 다음 것은 여의도 관광엽서였습니다. 그리고 저 뒤의 부서진 비행기는 잡지에서 따왔던 이미지요. 그리고 저 뒤에 불나는 63빌딩은 만든 거고요. 그리고 911하고 아무 관계없죠. 97년쯤에 만들었으니까.
김준기 : 전 깜짝 놀랐네요,
강홍구 : 다음, 이것 역시 관광엽서 사진이었습니다. 이건 전쟁공포 연작이었어요. 그러니까 일종의 재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건 스텔스기가 서울관광엽서 항공을 지나는 장면입니다. 다음, 이건 약간 에로틱버전이군요. 이건 헝가리영화였는데 기억이 안나요. 기억은 안 나고 왼쪽에 있는 저 얼굴도 제 얼굴입니다. 잘 안 믿기긴 합니다만.(웃음) 이것은 데니 보이드의 셀러브레이브의 한 장면입니다. 앞쪽의 얼굴은 물론 제 얼굴입니다. 다음, 이것은 이제 버전이 달라집니다. 영화버전은 아니에요. 지금까지 봤던 게 대체로 영화를 중심으로 한 버전인데. 그냥 몇 개만 참고로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이렇게 보니까 영화장면인지 실제장면인지 잘 구분이 안 가네요. 그냥 쭉 몇 개만 넘겨보죠. 기억은 나네요. 남해 상주해수욕장에서 찍었던 장면이고요. 이 때부터 스캐너를 버리고 디지털카메라를 무리를 해서 구입을 해서 디지털 카메라를 쓰기 시작했던 때에요.
김준기 : 그게 몇 년도 인가요?
강홍구 : 그때가...제가 99년에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샀거든요. 99년 말에. 그래서 2000년부터 21세기부터 쓰기 시작했던. 왜냐하면 그 이전에는 디지털카메라가 너무 고가여서 살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이때만 해도 이 카메라가 쿨픽스 990이었는데 이때도 거의 150만원이었으니까 굉장히 거금이었죠. 지금은 30만원도 안할 거예요. 그리고 이것은 세트장에 가서 찍었던 역시 그 디지털카메라를 쓴 세트장입니다. 세트가 영화하고 약간 관련이 있기도 하겠네요. 다음 것은 세트는 아니지만 세트처럼 보이는 씬 입니다. 남해 하동이었던 것 같아요. 이것은 그 유명한 야인시대의 명백한 세트입니다. 동대문이고요. 이건 부산비엔날레의 부산물인, 부산에 가서 부산비엔날레에 가서 찍다가 하나 만든 겁니다. 해운대고. 저 갈치는 몰론 진짜 갈치이긴 하지만 가짜 상황입니다. 다음 이것은 지금은 사라져 버린 홍대 앞의 공터였습니다. 지금은 술집이나 고깃집만 잔뜩 들어섰지만요. 다음, 이것은 부천일대입니다.‘뱀닭’이라는 표지판은 물론 가짜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김준기 : 동네 이름이 어떻게 되죠?
강홍구 : 오세리 근처고요, 이것은 그 근처에 살 때 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한강시민공원 연작이네요. 다음, 이것 역시 오세리 연작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찍은 것입니다. 네. 여기까지 작품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김준기 : 네, 대체로 이제 작업에 관해서 간략하게 보여주시고 프레젠테이션 해주셨는데 이후 진행될 대화에서 더욱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 김세진 작가 부탁드립니다.
김세진 : 저도 97년부터 비교작업을 시작해서 작업이 산발적으로 많아요. 일단 비디오작업이라서 강홍구 선생님처럼 하나하나 보여드릴 수는 없고요. 대체적으로 설명을 드린 다음에 몇 개 정도만 보여 드릴게요. 시간이 걸리니까. 다 보시려면 2시간정도 걸리거든요.
먼저 영상 스틸 사진을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제 작업 중에서 가장 오래된 작업으로, 'REVERSE-되돌려진 시간'라는 작업인데 이건 좀 이따 보여 드릴게요. 98년도에 했던 작업이고요. 사물을 거꾸로 돌렸을 때 새롭게 나타나는 이미지에 대해서 6가지 채널로 만들었던 비디오 작업이에요. 다음, 제가 애초에 비디오 뉴미디어에 관한 관심 때문에 이런 형식적인 실험을 많이 했어요.
다음, 작업을 하다가 어떤 부분에서 내러티브라는 게 생기더라고요. 그러니까 보통 미술이라는 작업에 대해서 그냥 시각적인 이미지 뿐 아니라 내용적인 면이 자꾸 보이니까 영화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게 됐죠. '이너뷰'라는 작업을 했고, 이것도 가족, 소통의 단절에 대한 이야기고요. 참고로, 여기 이분이 바로 강홍구 선생님이시거든요. 너무나 연기를 하고 싶어 하시는 간곡한 청약에 의해서.(웃음) 이 작업에는 사운드가 없고요. 4가지 채널로 보여줘요. 빈 방,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인데, 아빠와 딸, 같이 있을 때 어떤 동적인 그림이 생기고요, 각각 혼자 있게 되는 공간 아무것도 없게 되는 공간, 뭐 이런 단절에 관한 이야기죠. 사진처럼 보여주기를 원했던 비디오작업이고요.
이거는 ‘10 to 10'이라는 첫 번째 필름영화로 20분 정도의 길이에요. 소통에 관한 것을 그린 작품이고, 보여드려야 하는데 시간관계상 스틸 이미지로 대신하겠습니다. 그 다음으로 했던 게 ’기념사진‘이라는 작품이고요. 이 작업은 광주에서 처음으로 했던 작품이고요. 동영상작업을 계속하면서 정지영상, 사진처럼 보이게 한 작업이에요. 정지와 움직임 둘 사이의 긴장에 대해서 물어봤던 작업이고 좀 있다 보실 거고요.
최근에 하고 있는 작품은 이 작업으로, 필름 작업이에요. 아직 완성은 못했어요. 1년 전에 시작한 작업인데 돈이 너무 많이 들더라고요. 요즘에 하는 작업은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평소에 가지고 있는 순간적인 초현실적인 느낌을 기록해서 제가 연출하는 작업이에요. 아직 작업 중이고 제목은 ‘골드 모멘트’입니다.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데 상상 화된 이미지를 현실화시키는 시각작업이에요. 이것도 같은 시리즈고요. 이건 종이가 날리고 있는 장면이고요. 진행 중인 작업이에요. 그럼, 스틸 이미지 설명을 마치고 일단 ‘REVERSE-되돌려진 시간’을 보시겠습니다.(비디오 상영)
김준기 : 한 90년대 후반부터 지금 아까말씀하신 것처럼 스캐너로 작업하시다가 디카까지 해 오신 것을 살펴봤습니다. 두분 다 영상작업과 사진작업 즉, 시각서사라는 내용으로 꾸준하게 작업을 해 오신 분들이죠. 관련해서 오늘 초청패널 두 분께 말씀을 해 주시죠.
성완경 : 사실은 시각서사에서 서사라는 얘기를 하자면, 각각의 작가의 작품 속에 서사가 있거나 혹은 서사에 대한 관심이 작업으로 표현된 경우가 있습니다. 전시 전체의 기획이라는 측면에서는 어떤 미술적인 화두의 그런 의미에의 서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리얼리즘 전시 때, 그와 꼭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리얼링’전 때는 작가들의 범위가 넓었지만, 이번에 하신 전시는 큐레이터 아이디어에 의해 선별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긴장하고 흥미가 있고 짜임새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 쌈지에서 프레젠테이션 할 때 김세진씨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관객중의 한 사람이 영화에서의 서사와 소위 비디오 작업할 때의 서사는 좀 구별이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서사문제에서 미술 특유의 서사에 형식이 있는 것처럼 모호한 얘기를 하셨는데 그런 얘기도 재미있는 주제가 될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일단은 두 분 작품은 여러모로 흥미롭게 한 자리에서 다 볼 수 있었습니다. 대조가 되는 점을 느꼈는데 이를테면 강홍구씨의 작품은 외재적이고 시니컬한 것이라면 김세진씨 작업은 내재적이고 심리적이라는 것이죠. 김세진씨의 서사는 가끔은 연속극이나 상업적인 기존 대중문화를 이용하면서도 그것을 뒤집는다는 의미에서는 한편으로 강홍구씨과 같은 범주의 외재성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방식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존에 본 것 중에 재미있게 본 작품에서는 심리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오늘 보여주신 작품들에선 빠졌네요.
아까 강홍구 선생님이 아버지로 나와서 딸을 때리는 ‘이너뷰’라는 작품은 아버지와 딸을 다루고 있죠. 그거 같은 경우도 상당히 심리적이면서도 사회관계라는 외재적인 문제가 있죠. 그것 말고도 ‘욕망의 바다’ 같은 것, ‘꿈속에서’라는 작품도 매우 심리적이고 무의식적인 것이라고 느꼈거든요. 만약에 이야기가 나와서 무의식에 대해 얘기해본다면 강홍구 선생님의 작품도 상당히 초현실적이고 무의식적인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외재적이고 비판적인 또, 그 외재성이 파노라믹한 뷰와 그 속에 이어붙인 듯한 흔적들의 균열, 의도적인 개입이 합성에서 말이죠. 재난적인 장면들, 스텔스기, 63빌딩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느낌 같은 것이 드러난 작품들을 보았습니다. 재난적인 측면이랄까,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꼬집으면서 유쾌하게 비튼다고 할까. 그 속에서 발현되는 초현실적이고 무의식적인 면모가 김세진씨와 닿은 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았습니다.
강홍구 : 저 같은 경우는, 저도 오늘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초현실적인 요소들이 있는데 제가 유도한 것이 아니거든요. 경우에 따라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오히려 사진이라든가 영화이미지라든가 카메라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초현실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거든요.
성완경 : 예, 그 점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강홍구 : 어찌 보면 굉장히 객관적이고 종속적으로 카메라가 기록하는 것 같은데 실제 기록한 결과물을 보면 앗제의 사진에서부터도 이미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성완경 : 여기 오기 전에 인터넷에서 오세리 풍경에 표기된 글, 굉장히 잘 쓴 글이던데, 거기 파노라믹한 뷰에 관한 얘기, 사진의 재현성에 관한 얘기가 나와 있고. 그러나 바로 그런 측면하고 지금 말씀하신 초현실성, 파워풀하게 드러내는 다른 방식인 그런 것하고 대조적 관계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근데 저는 오늘 본 것 중에 두 분 사진에서 그것이 어떤 방식, 그것을 뒤집고 비평하고 해도 공통된 부분에서 사진이 불러일으키는 심리적이고 초현실적인 힘, 그런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강홍구 : 제가 김세진씨의 작품은 지우개싸움을 하는 작품인 ‘상실’에서부터 봐왔어요. 김세진씨가 심리적 게임, 당기기와 같은 긴장감을 굉장히 강하면서도 동시에 외부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교묘하게 감추며 전개하는 방식이 굉장히 흥미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성완경 선생님이 지적하셨듯이 제 작품이랑 비슷한 점이 있는데, 이것이 어떤 성향이 있다든지 아니면 기본적으로 사진이라든가 이미지가 갖고 있는 힘들을 그런 방향으로 모아놓은 건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성완경 : 상대적으로 오세리 사진들이나 오세리 사진에 대한 작가가 쓴 글보다 컷으로 보여줬던 합성사진들에서 그런 측면을 더 많이 느꼈어요.
김준기 : 이것으로 첫 말씀에 여러 가지 문제를 던져주셨는데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죠. 지금 두 사진작업, 비디오작업 등 시각 예술가들의 서사를 죽 보셨는데 시각미술에서의 서사와 영화에서의 서사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영화적 서사와 문학적 서사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고자 오늘 영화 쪽 패널을 모셔보았습니다.
김계중 : 저는 지금 서울실험영화페스티벌의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고, 제가 말을 할 때 특별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저는 특별히 미술이론을 공부했다기보다는 학부하고 대학원과정에서 영화제작을 공부하고 영화를 만들다가 영화를 좀 아방가르드적인 접근방법에서 해보자해서 실험영화제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미술에 관심이 있었지만 미술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거나 작업한 적은 없습니다. 제가 외람된 말을 해야 할 상황이 있을지 모르니 감안을 해주시고요. 전시전체에 대한 컨셉이나 그런 것들은 나중에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나름대로 김세진씨와 강홍구씨의 작업을 비교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다른 점은 강홍구 작가의 경우에는 로우 테크(low tech)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사용하신 기술자체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서 이미지에 대한 변형을 시도하셨고요. 김세진 작가의 경우는 반대로 고가의 장비라든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업적인 이미지, 상업적인 광고, 영화에서 쓰이는 디자인 등 세련된 이미지에서 출발하셨기 때문에 오히려 하이테크(hign tech)에서 접근하지 않았나하고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두 분 작가들의 공통된 부분 중의 하나는 우리한테 익숙한 과정자체에 변형을 가하면서 새롭게 보자는, 관람태도에 대해 변화를 준 점입니다. 또 다른 점은 강 작가님 같은 경우에는 대중문화를 이용하여 문학적인 심상을 느낄 수 있는 메타포전달에 치중되어 있다면, 그 반대로 김세진 작가의 경우 철저하게 비디오를 이용해서 우리가 상업적인 이미지에 익숙해 있을 때, 과학적인 기술들을 이용해서 약간의 변형을 가해진다면 우리가 익숙해져있는 이미지들에 있어서 과학적인 부분을 이용한 프로세스가 어떤 식으로 우리한테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오게끔 작용하는가에 대한 고찰을 필요로 했다고 생각하고요.
또 좋게 느낀 점은 보는 사람들이 그 이미지에 대해서 굳이 기술적인 부분에 많은 것을 몰라도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 같이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을 하신 점입니다. 약간 뭉뚱그려 말씀드리면 여기 시각서사라고 해서 비주얼 내러티브라 하셨는데 제목에 이의를 내는 건 아니고요. 영화가 기술적인 측면이나 내용적 문화적 측면 아니면, 영화의 사실주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새롭게 다가오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포맷이라든지 다양한 주제에 관해서 제시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생각을 해본다면 영화가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현실의 모사에 있어서 완벽한 시뮬레이션을 시작했기 때문에 영화에 사람들이 그렇게 몰두를 하기 시작했다고 보고요. 그 다음에 그러한 재현을 통해 사실성을 우리에게 제시하는데 있어서 우리가 그것을 너무나 익숙하게 영화와 함께 커왔고 봐왔고, 우리가 느끼는 현실감 사실성 같은 것들이 너무나 우리에게 익숙해져있습니다. 그 다음에 그 사실감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가장 사실적이고, 그 사실적인 것을 어떻게 하면 초현실적으로 사실적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데서 대중문화의 이미지가 역할을 해 왔다고 봅니다. 강홍구 작가님과 김세진 작가님의 작품에,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물론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어떤 크리틱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줄 수 있게끔 하게 하지만, 그 안에서 사실주의를 건드리고 계속 그것과 씨름하는 측면이 있어서 작가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영화가 왜 현재 미술작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는가를 보여주는 케이스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김준기 : 요점에 들어가기 전에 패널의 말씀 들으면서 혹시 덧붙이실 말은 없으신지요?
성완경 : 아까 하던 얘기였는데 96, 97년도 합성한 스틸사진에서 받는 느낌하고 오세리 연작사진하고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느꼈거든요. 합성사진에선 합성의 장면성 자체에서 드라마틱한 것, 심리적 측면과 비평이 한꺼번에 나오는 것이 있고, 오세리 작업의 경우, 그것이 파노라믹하게 보였는데 거기에 소셜 멘트가 있는지, 아니면 그것과 다른 풍경을 관조하는 태도인지 다른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강홍구 : 아까 말씀하신 균열에 관한 것 입니다. 균열과 무력감. 실제로 오세리란 김포공항에 있는 도시입니다. 비행소음으로 항의가 있었고 87년부터 이주대책이 세워지고 이주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땅을 팔고 이주하였으나 세입자들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가보면 동네전체가 기묘한 색상의 폐허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건 제가 그 근처에 살면서도 너무나 이상했어요. 그래서 이걸 한번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처음에 시작했습니다. 처음이 2000년 쯤 되요. 그러다가 오세리를 보면서 느끼는 우리나라의 압축된 고속성장. 그것이 가져온 변화가 국가의 돌연적 변화, 파괴인데 원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굉장한 갈등이 있어요. 근데 제 입장에서 보면 항상 구경꾼이에요. 무력하고. 그래서 양자사이의 문제 결국 그것이 사회적인 결과물이고 사회적인 것을 비판하고 싶은 욕망들이 있는데 내가 전적으로 투입하지를 못한다는 갈등과 그 다음에 외부에서 보면 그곳은 특이하게도 풍경으로 보입니다. 이런 양자사이의 갈등을 풍경으로 파노라마식으로 펼쳐 놓고 싶었어요.
성완경 : 지금 말씀하신대로 풍경의 밖에 작가가 있는 것 같은 개입을 못하는 것 같은 무력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김세진씨에게 질문할 것이 있습니다. ‘키드’의 장면들, 15분 예정 중 1분 보여준 작품 말이죠. 정확한 시나리오 있는지 모르겠지만 짧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흥미롭고, 사진과 연관된 부분이 있지 않나봅니다. 우리가 보는 재현된 어린아이는 심리적이고 불안합니다. 특히 가정이라는 장면은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그곳은 엄청난 감춰진 비극, 범죄의 장소일 수 있죠. 사진 역시 잠재적으로 촉발시키는 것이 있지 않나싶어요. 내가 너무 과밀하게 본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아까 본 것은 굉장히 끔찍하거나 무서운 이야기일 것 같은데, 그 작품에서 작업 중이지만, 거기서 다루려고 하는 이야기. 설명을 좀더 들을 수 있는지 듣고 싶네요.
김세진 : 김계중씨의 말처럼 하이 테크한 상황에서 작업을 진행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미지 적이거나 형식적인 실험을 하다가 이번에 ‘키드’라는 작업은 굉장히 영화적인 상황에서 시작을 하게 됐어요. 제가 항상 미술에서 생각했던 은유라던가 그런 것들에서 보면, 두 아이는 선과 악의 상징이면서 악이 선을 누른다는 명확한 명제에서 시작하지만, 중간 중간의 이미지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거든요. 보는 이에게 이것은 관람의 방해적인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저에게는 그렇지 않거든요. 사실 영화는 굉장히 돈이 많이 들죠. 실험만 하기에는요. 그래서 영화는 반응 같은 것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물론 미술도 마찬가지이지만. 미술 했던 분이 영화를 할 땐 낯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성완경 : ‘키드’ 같은 작품들이 완성되었을 때 갤러리 같은 데 보다 단편영화, 실험영화 등 영화관에서 보여 지게 되겠죠? 영화죠, 영화. 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이런 미술관에 초대받게 되겠죠. 그런데 전시를 본다는 것과 영화를 본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김준기 : 영화는 앉아서 보는 것이고. 전시는 직접 돌아다니면서 몸으로 돌아다니는 것 체험하는 것이죠. 영화는 여러 컷의 사진이 이어진 것인데 멀리서 보면 그렇지만 사진을 본다는 것은 응축된 서사를 한 화면 안에서 고정된 것들, 특히 빛이 아니라 물질로 존재하는 것이죠. 인화지에 화학약품이든 캔버스에 물감이든 어떤 물질로 존재하는 어떤 것을 본다는 것이고. 영화는 가변적인 것을 본다는 것으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미술과 영화라고 할 때, 이 근본적인 차이에 대한 김세진씨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김세진 : 정확하게 다르다는 점이에요. 미술, 영화의 경계는 분명히 있고 그게 겹치거나 혼합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술과 영화가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만 일어난다고 보진 않아요.
판이 다르고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르다는 거죠. 작가가 혼자 작업하는 것과 여럿이 작업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언어가 존재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김계중씨께 여쭤보고 싶은데, 사실 비디오 아트 같은 경우는 뚝 떨어진 존재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요. 실험영화라는 부분은 맥이 희미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런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결국에는 상업영화 쪽으로 흐르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데뷔를 하는 거죠. 작업을 하시는 바탕이 되어있지 않으니까. 비디오 아트는 이렇게 껴도 되고 저렇게 껴도 되고, 실험영화와 비디오 아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준기 : 실험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거죠. 그리고 비디오 아트는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보고요.
성완경 : 근데 너무 그렇게 단정 짓는 것에 대해 이의가 있습니다. 실험영화는 미술작품으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술전의 부대프로그램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번에 쌈지에서 관객이 질문했을 때, 비디오 작업이라도 뮤지움에서의 작업과 상업영화에서의 작업은 구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시간이 없어서 얘기를 못했는데, 이는 토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구별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고. 거꾸로 내가 뮤지움 안에서 본 영화인데 원초적인 다름이 있지 않느냐고 이야기 하지만 구별이 안 됩니다. 크리스 마커가 만든 영화로, 이것은 유고 전에 참전했던 프랑스군인 이야기를 다룬 15분짜리 영화인데 카메라를 가지고 전장에 간 것을 담은 것이죠. 이런 짧은 영화를 미술이라고 봐야하는 건 아닐까요. 아마 다른 점이라면 사회적인 장치겠죠. 영화는 영화관이 있고 영화제작진의 방식, 흥행차트, 배급방식 즉, 시스템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본질적 차이가 있다는 것은 독단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준기 : 시스템의 차이일 뿐더러, 시각적인 체험이라는 것을 습득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겠냐는 것이죠. 1시간 이내의 작품일지라도, 그것을 극장이라는 곳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미술관에서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있지 않을까요. 체험자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만약 극장에 가면 세팅된 화면을 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아니라 이 감독이 하는 얘기를 들으러 왔다는 자세가 생기거든요. 그러나 미술관에서는 비주얼 이미지를 본다는 것인지 하는 근본적으로 그런 차이를 가지고 출발하는 것 같아요.
성완경 : 미술의 체험은 시각적, 조형적인 것이고 극장에서의 영화는 서사라는 것은 객관적 관찰에선 맞는 이야기이지만, 일상적으로 미술관이라 해서 서사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역사적인 이야기라 함은 19세기 말 기술영상 영화가 등장한 시기에 미술은 굉장히 순수한 모더니즘적인 진화를 시작한 시기입니다. 그 시기에 사회 전반에는 기술의 도움으로 완벽한 재현의 형태가 나오기 시작한건데, 이는 굉장히 의미심장한 것이죠. 20세기에 영화가 발전하면서 재현적 서사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대중문화일 뿐 아니라 광고문화의 핵심이 되었죠. 그러나 이걸 너무 분리해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미술대학에서 서사를 너무 추방해 버린 건 아닌지... 요즘 서사는 많이 회복되고 있죠. 뮤지움 문화의 과도기 현상이라고 볼 수 있어요. 뮤지움이 영화적인 서사를 직접체험하지 못하고 절충한 상태라는 거죠. 영상작품도 빔으로 확대해서 물질적, 조형적, 조각적 상황을 즐기고 있고요. 우리나라도 다큐멘터리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봤으면 좋겠어요. 좋은 동영상 작품을 보길 원한다는 거죠. 뮤지움에서 보는 동영상이라 해서 또 다른 상황이 요구된다는 것이 너무 과대해져서 오히려 차단하는 부작용을 낳지 않기를 바랍니다.
김준기 : 신체적 체험이라는 것이 극장과 미술관의 가장 큰 차이가 될 것 같아요. 극장에서는 신체적 체험이 약화된다고 하면 전시장에선 극대화된다는 거죠.
강홍구 : 워홀의 영화작업의 경우. 사람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는 자기 동일시의 효과가 일어나는데 같은 동영상 체험할 때는 집중하지 않는다는 거죠. 미술관의 동영상이 집중 안 되는 이유는 보는 관습의 문제가 아닐까요. 5분이상이도 집중이 힘들죠. 경우에 따라서는 싱글 채널비디오의 경우 아주 짧은 시간에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관객의 체험방식을 고려해 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계중 : 이전의 질문에서 보아 이분법적으로 이야기하면 미술과 영화의 관람형태 등의 근본적인 차이는 있거든요. 영화의 시스템이 영화에 얽히기 시작하면 작품의 맥락이나 내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죠.
앤디 워홀은 새로운 영화 관람형태를 추구한 것이지만 미술관에서 상영될 수는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앤디 워홀의 작품을 한 미술관에서 비디오로 제작하여, 구석에 설치하여 상영하는 경우 몇 분씩 밖에 앉아서 볼 수 없었어요. 갤러리에서 영화의 관람을 새로운 방식으로 추구하려는 것은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구분되는 존재이긴 하니까요. 전형적인 영화 관람의 형태를 요구하는 영상작품을 갤러리로 새로운 관람형태를 통해서 했다 뿐이지. 갤러리 공간의 속성은 전통적인 공간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갤러리 공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꾸려나가는 것이 추세 아닌가 합니다. 따라서 미술과 영화의 구분은 여전히 필요하고, 이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영화적인 작품이라 해도 2시간이 넘는 영화는 영화제에서도 내기가 어렵거든요. 갤러리가 혁신적으로 그것을 계속 바꿔 나가는 거죠. 갤러리가 변하는 거지. 가장 열려진 공간이 어찌 보면 갤러리라는 생각이 들고요.
실험영화의 궁금증에 대한 대답은 영어로 experimental film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상에서 필름과 비디오로 나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비디오 아트는 비디오로 하는 아트라는 것이고 필름 아트는 이미 실험영화라고 이름 붙여졌죠. 전통적인 실험영화를 한 사람들은 다 미술계에서 온 사람들이에요. 아방가르드의 자세로 어떤 매체를 가지고 하느냐가 실험영화와 비디오 아트를 구분하는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실험영화감독들이 일반영화감독으로 넘어가는 케이스를 말하셨는데 실험영화하면 영화 쪽으로 가서 하라는 선입견이 존재하거든요. 하나의 매체를 보고 영화의 본질적인 부분에서 하는 방법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필름이라는 매체로 만들어진 것들이 대개 내러티브적인 요소로 취중 되어 있었고, 그 외의 일탈적인 것들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필름으로 만들어진 것이죠. 그러나 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관심이 있지만 영화의 내러티브적인 요소들을 부분적으로 봤을 때는 정형화된 내러티브의 방식이 아니라 개인의 작가적인 입장, 자유로운 예술가의 입장으로 풀어내는 것이 실험영화로 제작된 것이 많았어요. 결국 그 분들의 작업이 작가적인 착상의 연장에서 영화 쪽으로 고개를 돌린 것들의 경우를 보는 게 그런 케이스이고요. 실험영화라는 단어에 새로운 선입관을 가지고 새로운 장을 만들고, 맥락화를 마련하는 것이 서울실험페스티벌입니다.
박동현 : 해외에선 영화를 모션픽쳐, 시네마, 필름, 무비 등 다양하게 칭합니다. 모션픽쳐는 촬영이나 기술적으로 세부적으로 가는 것이고, 시네마라는 것은 아트하우스위주의 것이고, 필름이란 매체적인 실험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영화라는 한 단어로 모든 것을 통칭하고 있어서 용어에서 오는 함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완경씨는 굉장히 필름 적으로 접근하셨고. 김계중씨는 무비나 시네마적으로 접근하셔서 갖고 있는 입장은 다른 것인데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하려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성완경 : 실험영화제 중에서 내적 카테고리 선정을 어떻게 합니까?
박동현 : 첫 해했을 때는 국내에서 어떤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는지 잘 몰랐어요. 분명히 여러 군데서 하고 잇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새로운 베이스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을 했고요. 일단은 기본적으로 일단은 경쟁부문, 초청부문, 해외초정부문으로 나뉘고, 경쟁부문은 형식적인 부분으로 분리됩니다.
김계중 : 경쟁본선부문에 올라온 작품은 내러티브에 대한 실험보다는 장르에 대한 실험, 그래픽적인 이미지에 대한 실험이 있어서 시각적인 형식, 자유적 형식, 시적 형식, 다큐적 형식으로 크게 나누었어요. 시적 형식은 여전히 실험영화이기 하지만 드라마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시적인 심상이 있는 작품들이고, 선이랑 도형 추상적인 이미지로만 만들어진 작품은 시각적 형식, 새로운 사실주의를 보여주기 위한 다큐적형식, 다큐의 포맷으로 새로운 영화형식을 경험하게 하는 자유형식 모두 4부문으로 나눠집니다. 국내초청부문에 있어서는 과거에 있었던 실험영화 연구소단체 등이 있고 필름이나 비디오로 새로운 실험을 하는 매체실험부문, 실험적인 영상이기 하지만 사회적인 비판적 메시지가 있는 사회적 실험영화부문이 있습니다. 해외초청부문은 영국의 60,70년대 실험영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완경 : 도움이 됩니다. 감사하고요. 또 다른 질문은, 내러티브라는 자체는 기계적으로 배제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상업적 포맷의 일반적 내러티브만 배제했다는 것인가요?
박동현 : 필름도 마찬가지고 시네마도 그렇고 대부분이 내러티브를 가지고 영화를 풀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성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많은 장르와 접목하고 있는데 무용, 음악 등등, 그러나 소설이랑 접목된 것이 극대화되면서 사람들과 소통되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 연결된 것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그것을 배제하고 또 다른 것들로 영화라는 매체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배제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준기 : 내러티브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야기하다’라는 것인데요.
김계중 : 내러티브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드라마적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김준기 : 사진과 영화로 이어지는 일련의 시각변화에서 미술에는 20세기에서 내러티브를 배제하였고 20세기후반에야 서사를 회복하자는 과정에서 사진작업으로 또는 동영상 작업으로 서사성을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전시가 열릴 수 있는 것도 비쥬얼리티가 내러티브를 배제한 어떠한 것이어야 한다는 외골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고 있고, 이를 증명하는 전시가 아닌가 합니다. 마크 로도코의 거대한 추상을 보고도 거기에 내러티브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저것은 심미적 재현이다' 라고 말이죠. 재현을 넓게 보는 것이긴 하지만 좁혀서 보더라고 시각예술에 있어 서사라는 문제는 영화적 서사라는 것과는 다른 어떤 것 같아요. 그 다른 게 뭐냐를 얘기하다 보니까 제 본분을 잊어버리고 비주얼을 너무 강조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김창겸 : 제가 만약에 영화를 제작할 수 있거든요. 근데 또 작가적으로 이미지를 요구하는데. 이때는 이미지를 분석하고 거기서 내러티브를 변형하려고 하거든요. 근데 영화를 제가 제작하려면 문학적 구조에서 주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결과적으로 비슷할 수 있어도 처음 시작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편지’ 같은 작업에서 편지를 먼저 쓰고 영상을 만들었지만 이는 오브제가 있어서 영화가 될 수 없어요. 그러나 영화라는 것은 기승전결을 다 보지만 도중에 보게 되는 경우, 기승전결을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없죠. 그래서 작가는 이를 감안해서 중간부서 보더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요. 어떤 경우에는 다른 장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관객이 들어가면 문을 잠근다든지요.(웃음) 그런 경우가 있어요. 사람들을 제한을 해요. 한두 명을 출입시키고 시간이 끝나면 다시 출입문을 열고, 그런 경우가 있었거든요. 유명작가경우에요. 또 다른 경우도 있어요. 작년 초의 일본에서 전시에서 소파를 만들어서 누워서 보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혹시 졸까봐 약간 불편하게 만들었더라고요. 정말 성공적으로 누워서 오랫동안 보게 만들더라고요. 새로운 장치죠. 그러한 기본 조건 속에서 작업해야하기 때문에 내가 비디오작업을 할 경우가 만약 영화를 할 경우에 근본적으로 접근방식이 틀리다는 거지, 사실 작품이라고 했을 때는 실험영화에서도 문학적인 내러티브를 배제하자는 지정하고... 사실 미술작가는 스토리 텔링을 못해서 안하는 거죠. 이미지분석을 더 잘하기 때문에 이미지부터 시작을 하는 그런 지점에서 목적점은 어느 정도 유지할 것 같아요.
김세진 : 저는 오히려 김창겸씨 작업 보면서 편지 같은 경우,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고 생각했어요. 99년도에 ‘크로스’라는 전시를 기획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모든 매체장르의 작가 분들한테 동영상을 만들어달라고 얘기를 했어요. 모두 묶어서 극장에서 상영한 적이 있어요. 재미있었던 게 개별적으로 갤러리에서 봤으면 모두 안 봤을 텐데 수직적으로 모두 보여주니까 다 보더라고요. 김창겸씨 작업은 오히려 굉장히 열려져 있는 구조 안에서 이야기를 구상하는 것 같고, 영화 같은 경우는 권력적으로 우리가 봐야하는 시스템인 것 같아요. 김계중씨에게 여쭤본 것은 이렇게 해도 훌륭한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관점과 영화라는 것 실험영화라는 것 그런 것에 대한 전달방식이나 형식, 그런 것들을 여쭤본 것 같아요. 전에도 한 번 저런 작업들은 과연 어떻게 상영할 수 있을까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김준기 : 상영은 할 수 없죠.
김세진 : 그런데, 상영은 할 수 없지만 그것조차도 상영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이 있지 않을까요?
김준기 : 네, 그것은 앞으로도 계속 논의되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럼 계속해서 두 분 작가들의 섬세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창겸 : 그전에 저는 하나 큰 질문을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과연 서사의 회복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미술에 들어오려 했는지 외국의 사례와 우리의 사례를 듣고 싶습니다.
김준기 : 그럼, 여기서 잠시 성완경 선생님의 미술사 특강이 있겠습니다.
성완경 : 글쎄요. 그 강홍구 선생님이 다 잘 설명하실 텐데요. 확실히 서양에서 실험영화가 1910년대 후반, 1920년대 초 그 무렵에 미술가 쪽에 레제 같은 사람들이 만들고 자유롭게 한 것은 사실이죠. 그 시기에 서사를 회복했냐는 것 말고 미래파 작가들이 토탈 시어터 같은 장소에서 공중에 광선을 쏘고 하늘에선 비행물체가 날고, 그게 결국 비디오 아트의 원형체였죠. 비디오 아트의 전시 같은 것, 그리고 또 움직임이라는 것의 작업 같은 것이 대단히 있었죠. 대개 2000년 이후의 작업이 순수하고 조형적이고 정관적이고 뮤지움 피스같은 느낌이 듭니다. 거기엔 미국의 헤게모니가 많이 관계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고요. 그리고 오히려 그것을 깨트린 작고도 자유롭고 정치적인 입장의 플럭서스 같은 것이 있었고 소위 미국에서 팝아트 같은 것이 대중문화 끌어들여서 뮤지움 피스로도 볼만한 것을 많이 냈었죠. 그 시절에 프랑스 쪽의 팝 내지 네오다다적인 것이 흥미로운 게 우리나라에 작품 많이 팔아먹은 세잔이니 뭐 그런 것 말고, 60년대 후반의 내러티브가 있는 서사가 80년대 초에 서울에 처음 선보였어요. 당시 기획되었던 주제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상의 신화, 경찰과 미술. 말하자면 미약하지만 정치적으로 굉장히 진보적이었고 착한 우량아 같은 미국미술과 다른 좌파적인 내러티브적인 미술, 그리고 뒤샹에게 린치를 가하는 것을 나눠서 여러 가지로 그림 같은 것. 이런 것들이 미술의 내러티브가 센지 한 것이죠. 이게 아주 답답해서. 이것을 제가 깨뜨리려고 의도적으로 제가 쓴 적이 있었습니다. 80년대엔 우리미술의 백색 모노크롬을 깨뜨린 게 다행히 80년대 민중 미술적이고 사회미술적인 그런 속에서 할 얘기가 많아요.
요즘엔 와선 다른 작가들의 다양한 제안 속에서 다양한 서사가 나오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국내외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게 전반적으로 신체, 계급, 성, 정치 등 여러 가지에 맞는 서사를 찾아낸 색이고 굉장히 적극적이지 않습니까. 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뮤지움 제도 속에서 서사가 폭넓게 인정되고 있고 활용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지루할 것 같아서 짧게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웃음)
강홍구 : 전 김세진씨께 질문이 있는데요, 제가 김세진씨의 작품을 보면 이상하게도 영화사 쪽으로 계통 발생적인 탄도로 의도적인 것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되돌려진 시간’을 보면 피를 거꾸로 돌리면서 흥미 있게 만들었던, 그 다음에 스틸사진과 동영상 사이에 긴장감, 그런 것들이 개인적으로 흥미로웠어요. 어떠세요? 그런 것들을 의식하면서 만드셨나요?
김세진 : 반반인 것 같아요. 초창기에 시작할 땐 내러티브나 그런 개념적인 것 보다는 이 장비를 어떻게 가지고 놀까를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공부하면서 이런 것도 재미있겠구나 생각하면서 형식적으로 반은 감으로 그런 식으로 접근 했던 것 같아요. 저는 강홍구 선생님한테 궁금한 게 있는데요. 영화를 굉장히 많이 보시는 것 같아요. 특히 옛날 것, 선생님 세대의 많은 폭력적인 미국영화들이요.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것 말이죠. 지금은 어떤 영화에서 영감을 얻으시는지 궁금해서요. 작품이 변하신 것 같아서요.
강홍구 : 네, 작품이 변하는데, 그 작품이 변하는 건 사실은 영화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는 것 보다는 영화를 보는 장비가 바꿨어요. 굳이 스캔을 하지 않아도 이미지사진을 만들 수 있거든요. 현실을 찍었는데 현실이 아닌 것 같이 보이거든요. 이렇게 중성적이고 기계적이고 제한적인데 왜 이렇게 초현실적이고 비현실적인가. 물론 지금까지 사진사에서 계속 질문되고 있지만요. 그게 아직도 궁금하고요. 그리고 영화를 다룰 만큼 다루었으니까 이제 좀 쉬었다 나중에 하자는 생각이 드는 거고.
김창겸 : 작품을 보면 흑백으로 주로 하시는데 그 이유가 있나요?
강홍구 : 흑백을 주로 하는 이유는 칼라로 하면 모니터 색상이니 인쇄소에 프린트한 색상을 너무 맞추기 힘들어서 흑백으로 하잖아요. 최근에 본 영화는, 지금도 정신없이 보지만, 뭘 봤더라... 최근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봤어요. 얼마 전 ‘귀여워’를 봤는데 소문보단 실망스러웠습니다.(웃음)
김계중 : 간단한 질문 하나 드릴게요. 강홍구 선생님 사진 작업 중에 본인이 직접 등장하는 것은 최근 작업인가요?
강홍구 : 아니요, 그건 옛날 작품이에요. 95년에 큰맘 먹고 맥을 구입하고 장비가 바뀌니까 96년도에 작업했어요.
김계중 : 제 질문은 또 왜 본인을 등장시켰나 하는 건데요.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강홍구 : 본인이 돼 등장했냐하면, 영화라는 것은 판타지를 충족시켜주고 대체시켜주고 자기투사효과가 크다고 생각해서 그와 같은 장면을 모아서 영화스틸 이미지를 모아서 작업해보자 라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를 주인공 대신 등장시켜야 하는데 제 사진이 가장 많고 작업하기 편하고 개인적인 욕망이죠.
김준기 : 또 한 가지는 작가들이 자기 자신을 가지고 많이 작업을 하거든요. 그건 자기를 알리는데 유리하고.(웃음)
강홍구 :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옛날 사진이니까 비현실적으로 보이잖아요. 그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습니다.
김준기 : 선생님은 미디어 아티스트인가요?
강홍구 : 그런 건 생각 안 해 봤는데요. 관심이 없어요.
김준기 : 왜 그러냐면 제가 어제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에 다녀왔거든요. 이름이 인터내셔널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고. 미디어아트라는 상황을 어떻게 규정하는지가 궁금해요. 요즘식의 미디어아트는 센서를 이용하거나 기계적 장치를 이용하는 아트, 웹베이스아트, 디지털, 이 3가지를 보는 것 같아요. 그 상황에서 규정할 수 있는가, 묶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토크랑 주제가 다르겠지만 서로 논의해 보고 싶습니다.
강홍구 : 저는 미디어아트라는 용어 자체가 애매하기 때문에 뉴미디어라든가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그것은 크게 문제 아닐 것 같고 문제는 아트가 매체중심으로 규정되고, 비엔날레라는 것이 문제 같아요. 또 다른 작가들의 약점이 매체접속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거죠. 새로운 매체에 쉽사리 굴복하는 것 같아요. 그게 큰 문제인 것 같아요.
김준기 : 네, 스캐너를 쓸 때나 디카를 쓸 때나 강홍구라는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거죠. 여담으로 어제 비엔날레에서 간판작가의 작품이 하늘을 계속 찍는데 새가 계속 날아다녀요. 핑퐁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처럼 말이죠. 이게 미디어 아트 게임이라는 것과 어떻게 연결이 될까 생각해봤어요. 그런 점에서 렌즈베이스아트라고 칭한 적이 있었죠. 예전에 수억의 예산을 들어서 사진비엔날레를 열자는 기획이 있었는데, 비록 성사되진 않았지만, 당시 회의 때 이름을 사진비엔날레, 사진영상비엔날레 등 여러 이름이 거론되었습니다. 이렇게 매체규정이 어설프게 갈 거면 렌즈라는 매체로 정확하게 규정짓고 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렌즈아트, 렌즈베이스아트라고 우긴 에피소드가 있어요. 이런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사진작업이나 영상, 영화작업하시는 분들께서 똑같이 렌즈를 투사한 이미지인데 사진이나 동영상의 시각적인 측면이라 할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해서입니다.
강홍구 : 그렇게 현실을 기록한 것이 비현실적이 되고 초현실적이 되는 것의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요? 렌즈에 있나 아니면 인지나 심리적 이유에 있나요? 그런 것들이 궁금해요. 영화 쪽에서는 어떻게 보나요?
김계중 : 저도 사실 영화 쪽에선 아웃사이더이길 원하고 어찌 보면 편입하고 싶은 양다리를 걸치고 있긴 합니다. 글쎄요. 어떻게 보면 이런 면도 있는 것 같아요. 렌즈를 통해서 보는 이미지나 우리의 눈을 통해 보는 렌즈의 이미지들에서. 극장에서 보는 것은 카메라를 통해 찍혀진 이미지를 우리가 직접 보고 있다는 환상에서 영화의 자기 동일시가 일어나는 것이거든요. 근데 그러한 렌즈를 통해 찍혀진 이미지를 변형하는, 김세진 작가가 이미 실험한 것이지만,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한 일종의 환각제를 경험했을 때의 착각현상, 난 착각을 바라보고 있지만 이것은 현실이라는 믿음의 시스템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김창겸 : 어떻게 보면 저는 반대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렌즈를 안 쓰는 미술이 어디 있는냐는 거죠. 렌즈를 쓰는 미술, 아니면 렌즈를 쓰는 매체를 가진 작품들은 공통점이 전부 디지털화 된다는 것 같아요. 렌즈를 안 쓰면 디지털화 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디지털이라고 하면 또 다른 의미가 되잖아요.
박동현 : 제가 볼 땐 그런 의미보다는 저는 디자인인데 글 쓰는 것과 드로잉, 그러니까 옛날 문학 분야에서 라이팅(writing)은 쓰는 것이고, 요즘은 드로잉(drawing), 그 다음은 사진은 찍는 거죠. 근데 요즘은 작가가 이야기를 하려니까 글 쓰는 사람, 즉 라이팅은 텍스트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드로잉은 그 자체로 이야기를 할 순 없는 거죠.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 영상을 새로 잡았을 때 어떤 사람은 구상이 안 되어서 추상이 되거나 그런 것처럼 동영상안에서 소리나 대사 여러 요소들이 이미지가 겹치면서 오페라에 같은 총체적 예술과 같은 거죠. 오늘 느낀 점은 오늘 말씀하신 작가들이 자기 주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그럴 경우 메시지가 있는 것이거든요. 근데 렌즈 이런 문제보다는 드로잉을 하던 사람이 카메라를 찍는다는 거죠.
김준기 : 잠깐 비켜가는 이야기이지만 제 옆에 있는 작품을 설명하자면 이광호라는 작가의 태몽입니다. 엄마가 태몽을 꿨는데 아버지가 호박을 따는 꿈을 그림으로 그리고, 이를 동영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 동영상이라는 것이 바로 정지화면에 동영상을 어떻게 옮기냐나는 기술적 이야기는 없고 그림 앞에 그냥 선풍기를 놓고 찍은 것이에요. 거기서 나오는 속임수 같은 것들이 묘하게 동영상이라는 거죠. 아까 근데 김세진 작가들이 말하신 것처럼 안 움직이는 것 같은데 저게 동영상인가하는 착각들을 이광호 작가도 줄려고 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동영상이라는 것 사진이라는 것을 벽면에 응축하는 회화라는 것의 상관관계 같은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고요.
그 옆의 박경주 작가는 카메라를 잡은 사람과 찍히는 대상과의 차이가 거의 없는 퍼포먼스 같은 거죠. 자기가 기획해서 외국인노동자를 선거 유세시키고 그런 점에서 카메라를 잡는 주체가 피사체와 어떻게 결합되고 개입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김계중 : 특히 3D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면은 그래픽을 가지고 카메라를 찍혔다는 사실감을 줄려고 하고 많고, 또 많은 그래픽작업들이 카메라가 찍은 작업들을 가지고 그것이 마치 그래픽인 것처럼 하는 것도 있거든요. 그리고 비디오 아트라고 불렸던 것이 미디어아트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현상 자체가 워낙 컴퓨터를 바탕으로 하고 디지털이라는 매체를 이용한 것들이기 때문이죠. 또 디지털이라는 것들이 멀티미디어라는 어떤 텍스트, 그래픽, 동영상 그런 것들이 자유자재로 서로 경계를 넘나드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요. 그러한 렌즈를 통해 찍겠다는 것은 실재성이 내포가 되는데 그런 실재성 마치 영화에서 실재 연출을 했냐는 것이니까 그런 면에서 비디오아트가 자연스럽게 미디어아트라고 명칭 되는 것 같아요.
김준기 : 제가 96년도에 대학원 학술제의 제목이 ‘디지털 인터넷 그리고 영상’이었어요. 디지털과 인터넷의 결합이 그때 당시 새로 시작할 때라고요. 거기 하나 덧붙인 영상이라는 것은 그야 말로 생뚱맞죠. 그렇지만 그것을 쓸 만큼 당시 영상이라는 것이 디지털 인터넷과 동일한 크기의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고 생각되는데요. 그것이 미디어아트라는 것으로 조합, 정리, 재편된다 그런 생각을 정리해주셨습니다.
김계중 : 영상이라는 개념자체가 이제는 단지 그래픽이건 사진이건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어가면 영상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요.
김준기 : 사실은 동영상인데, 영상은 그냥 이미지거든요. 시간이 많이 지나서 서서히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아요. 이병희 선생님은 오늘 대화를 어떻게 보셨나요,
이병희 : 우선 오늘 이야기 재미있었고요. 저는 두 분 작업에서 우선 이 전시에서 반가운 점은 서사의 회복에 관한 점이였어요. 어떻게 보면 우리의 관습 때문에 서사의 회복하는 매체를 동영상이라든지 영화적인 그 안에서 아직 보고 있다는 점이 아쉽게 생각되고 또 이러한 서사의 회복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예전에 있었던 것으로 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가고 왜 지금 등장하느냐 하는 거죠. 거기서 중요한 저는 관람주체라고 생각해요. 관객을 아직도 수동적인 대상으로 아직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는 점이 극복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강홍구 작가님의 경우 대중매체를 이용해서 그것을 재 맥락화해서 굉장히 팝 적인 방식이 가능했고 그 안에서 오히려 관람객이 가질 수 있는 느낌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말씀해주셨고, 이렇게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점에서 좋았고요. 김세진 선생님 작업의 경우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무의식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느낌이 심리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게 오히려 강홍구 선생님보다도 더 오래 나의 무의식에 남을 수 있는 것 때문에 적극적으로 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재구성을 관람객이 해 나가게 되는 곳이 미술관이냐 영화관이냐 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부분은 한번 강조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완경 : 끝나기 전에 한마디 드리고 싶은데. 방금 얘기하신 것에서 두 가지 동의하는데 우리가 얘기하다 보니까 시각적 서사, 미디어아트라는 말도 나았고 그러다 보니까 여기 출품된 작가가 아티스트라는 것이고 미술관이라는 공간이다 보니까 우리가 확장해야 할 것이 있는데, 아트와 미디어 영상문화 이런 관계를 보면 그런 것은 표현의 문제뿐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주제적이고 세계관적인 얘기에서 큰 맥락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시대미술의 큰 특징이죠. 그러니까 그런 것은 불가피하게 사람과 사람사이의 새로운 관계 새로운 사회조직, 또 문화의 개념이 변동한 것이고 그 중에 또 관객과 예술과의 관계 이런 모든 것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아티스트나 필름메이커의 작품주제로도 흥미 있을 수 있고 토론주제로도 굉장히 흥미로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미디어와 미술을 얘기할 때 단지 표현의 확장뿐 아니라 그것들이 만들어낸 실제 변화된 사회모습, 그것의 새로운 삶의 관계, 그런 부분이 대단히 흥미롭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시각서사에서 보더라도 지금이 달라진 세계이기 때문에 아티스트가 아닌 사람들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그런 것들을 주목해야 마땅하고 그것조차도 전시기획 속에 들어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아까 말씀하신 것들과 병행하면서 추가하고 싶습니다.
김준기 : 들으신 것 들 중에 소감이나 질문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관람객 : 강홍구 선생님의 오세리 작업 굉장히 좋게 봤고요, 세트장의 폭력들이 오세리의 가장 일상적이지만 가장 낯선 모습으로 보아지는 것 같아서 상당히 좋았고요. 김세진 선생님께서 초기에 굉장히 형식에 기여를 많이 하신 것 같아요. 나름대로 그런 형식을 통해서 작업을 하시는 것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가졌던 나름대로의 결론이 있으신지 궁금하거든요.
김세진 : 일단은 제가 강홍구 선생님의 경우 년도를 생각하게 되고, 제 작업의 경우도 당시 미디어가 보편화된 시점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럼 점에서 제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과 형식, 매체를 다루는 것은 떨어질 수 없는 것 같고요. 아까도 말씀하셨듯이 스캔을 받다가 카메라가 나와서 찍고 인화하는 것처럼 특별한 계기는 없고요. 항상 같이 이렇게 나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내가 작업을 하다가 동영상작업을 하다보니까 이야기가 생기게 되고 자연스럽게 영화를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영화에서 본 이미지를 사용하게 되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똑같은 것 아닐까요. 지금 작업하시는 디자인하고. 모든 게 다 흡수되기도 하고 튕겨나가기도 하고.
김준기 : 네, 오늘 김계중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다음시간에도 참여해 주시면 좋겠고. 오늘 자리 정리하실 말씀 해 주세요.
김계중 : 아까 잠시 언급을 했지만 제가 미술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에서 감사하고 있는 것이 갤러리를 통해서 자기혁신을 통해서 끊임없이 표현하고자 한다는 것이에요. 고정적인 것을 원하지 않는 어떤 미술적인 속성이랄까요, 특히 부산비엔날레에서 봤을 때도 극영화작가의 작품도 많이 보였는데, 그런 면에서 미술이 영화라는 한정된 것을 규정짓는 것은 시스템 때문에 규정을 벗어나는데 한계가 많지만 미술에선 한계가 없이 무궁무진해서 다양한 얘기들이 나올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김준기 : 시간이 워낙 많이 지나서 제가 좀 초조하네요. 늘 이렇게 시간이 모자랍니다. 오늘 이 시간을 기획이나 연구의 자료가 될 수 있도록 후속자료로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좀 전에 김계중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영화가 산업의 영역으로 본다면 미술 또는 시각예술은 그야말로 예술의 영역에서 끊임없는 자기의 표현을 하려는 것 같고 이번에 여기 출품 작가들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긴 시간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김피디
2005/01/27 16:31
2005/01/27 16:31
trackback :: http://gimjungi.net/blog/trackback/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