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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의 '모멘트' 연작

critic & column | 2010/04/30 10:54


자신이 겪은 일들을 떠올리는 일을 기억이라고 한다. 지금 당장 보이지 않아도 예전에 보았던 것을 떠올리는 일이다. 감각기관을 통해서 정보를 수용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마음 속에 무언가를 떠올리는 기억이라는 표상작용은 인간의 사유와 감성을 이끄는 매우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기억은 심상(心像, image)의 뿌리이다. 하나의 기둥 위에 가지를 뻗고 잎을 피우는 나무들은 그 아래 수없이 갈래를 뻗은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 가지다 무수한 가지와 잎을 피우는 우리 마음의 아래에는 미세하게 뻗쳐있는 기억이라는 뿌리가 있다. 따라서 기억이란 가변적인 조각들의 연쇄이다. 고정불변의 기억이라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의 마음 속에서는 단편적인 기억 조각들이 복잡하게 얽혀 떠돌 뿐이다.

김원용은 기억의 편린(片鱗)을 포착한다. 그는 '모멘트'라는 주제어로 기억의 편린을 시각화 했다. 그것은 물고기의 비늘(鱗) 한 조각처럼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존재하는 기억 조각들을 담는 일이다. 그는 인간의 자아를 생성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는 기억의 존재 방식을 형상화하기 위해 찢겨진 종이의 형상을 도입한다. 사진을 찢어놓은 것 같은 모습을 거대한 부조 패널로 만든 그의 작품들은 작가 자신이 지난 세월동안 쌓아온 만남의 기억들을 담고 있다.

2010/04/30 10:54 2010/04/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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