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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4 빛을 모시는 성찰의 공간 : 안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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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모시는 성찰의 공간 : 안종연

critic & column | 2009/12/14 11:55


빛을 모시는 성찰의 공간

빛과 색의 에너지로 가득 찬 안종연의 세계가 깊은 산 속의 휴게 공간과 만나 환상적인 제의 공간을 연출했다. 그것은 빛과 바람을 모시는 제의 공간이며, 나아가 인간과 자연, 정신세계와 물질문명의 공존을 주선하는 소통의 장이다. 영상과 설치, 유리 캐스팅, LED 조명 등 전방위의 미디어를 집약하고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바닥에서 천정까지의 모든 공간을 아우른다. 물질과 비물질의 고정성과 유동성 사이를 오가며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다루는 작가의 세계가 총체적으로 결합한 것이다.

오르고 내리는 에스컬레이터 가운데의 다사리꼴 공간을 채운 유리의 성찬이 그 중심에 있다. 거울과 색유리를 접합 판 위에는 20cm 직경의 유리 구체가 하나씩 놓여있다. 그 속에는 갖가지 색과 환상적인 형상이 들어있다. 이 유리 구체들은 그 자체로 영롱한 빛을 발산하면서 주변의 유동하는 시선들을 사로잡을뿐더러 천정 공간에 환상적인 빛의 세계를 연출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서 유리 구체 설치 작품은 그 자체로 정보의 발신자이자 매개자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계단의 아래와 위에 있는 LED 영상이 또 다른 언어로 관객과의 소통을 매개한다. 입구 공간인 아래쪽에는 방문객을 맞이하는 반가운 마음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산뜻한 문구들이 나온다. 위쪽에는 꽃이 피가 나비가 날아다니는 형상들과 문구들이 중첩된다.  이 LED 영상은 작은 유리 구슬이 펼치는 독특한 파장효과로 인해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색감을 표현하며,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천정에 매달린 구체는 제주도 섭지코지에 이은 두 번째 ‘광풍제월(光風霽月)’이다. 그것은 비 갠 뒤에 나타나는 달처럼 맑고 투명한 빛을 모시는 일이다. 강원도 홍천에 뜬 안종연의 달은 쇠가 아닌 유리로 만든 달이다. 1만개가 넘는 크리스털을 매달아 거대한 달을 띄우고 그 속에 LED 조명을 이용해 내부에서도 빛을 발산하도록 만들었다. 완벽한 구체는 이상이다. 안종연의 구체는 이상향의 판타지를 간직한 달이다. 따라서 빛과 바람이 머무는 시공간 위에 놓인 저 달은 삶을 성찰하게 하는 메신저이다.

김준기(미술평론가, www.gimjungi.net)

2009/12/14 11:55 2009/12/1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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